홍대에서 "이 집은 몇 달 못 가겠다"고 생각한 적 있어? 나는 있다. 근데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메뉴 원가까지 따져버리는 버릇이 생겼거든. 좀 이상한 건 줄 아는데, 일단 글 한번 읽어봐.
관찰 시각: 2023년 봄, 서교동 골목
작년 3월쯤 합정역에서 홍대 쪽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 한창 붐비던 칵테일 바 자리에 "양도합니다"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. 그게 첫 번째였고, 이후로 12월까지 내가 직접 눈으로 센 곳만 서른두 군데야. 잘 몰라서 그런데, 내가 원래 이런 거 세는 거 좋아해. 주차장 빈자리도 세본 적 있으니까.
단서: 냅킨 뒷면의 비밀
내가 하는 짓은 좀 징그럽거든. 술 마시면서 메뉴판 몰래 찍고, 다음 날 재료값을 인터넷에서 뒤져. 소주 한 병 도매가 1,200원인 건 다 아는데, 문제는 칵테일이야. 허니버터 아몬드 위스키 하나에 만오천 원 받으면서 정작 베이스가 임페리얼 12년이면 그거 원가가 3,800원 정도거든. 시럽이랑 감귤즙, 아이스크림까지 합쳐봐야 4,200원 안팎. 마진율 70% 넘는 거지.
근데 이건 내가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부분이기도 해. 왜냐면 칵테일 한 잔에 들어가는 인건비 계산을我当时完全忽略了嘛... 아 한국어로 말해야지.总之 인건비를 안 셈한 거야.
판단: 다들 같은 함정
폐업한 집들 돌이켜보면 공통점이 있어. 인테리어에 돈을 너무 많이 풀었더라. 이건 어떤 사장님한테 직접 들은 건데, 보증금 5천에 권리금 3천, 인테리어 7천. 총 1억 5천 투입하고 월세 420만 원이었어. 하루 손님 15명 오면 다행인데, 그마저도 절반은 맥주 두 잔씩 시키고 가는 거지.
살아남은 곳들은 좀 달라. 합정 쪽에 아직 남아있는 위스키 바 하나는 아예 테이블 4개로 줄였대. 손님 세 명이면 만석이니까 사장이 직접 서브하고, 주방은 배달 반찬으로 해결. 임대료 180만 원이면 체면 유지하면서 버텨.
후속 확인: 유흥 예산을 다시 짜게 된 이유
솔직히 나도 그때마다 돈이 아까웠거든. 친구들 만나면 "오늘 좀 가볍게?" 하면서도 막상 앉으면 만 원짜리 칵테일 세 잔씩 훌쩍 넘기고. 그래서 요즘은 유흥 예산 가이드를 직접 만들었어. 엄청난 건 아니고 "합정에서 술 한 잔에 6천 원 이하로 즐기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" 리스트 정도.
그러다 최근에 반포 쪽 친구 만나러 갔는데 거기서 꽤 괜찮은 마사지 샵 하나 발견했지. 원래 그냥 지나가려다 들어갔는데 2시간 코스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깜짝 놀랐어. 반포 마사지 쪽으로 갈 일 있으면 한번 봐봐. 나는 거기서 나오면서 "홍대도 이렇게 가성비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" 싶었거든.
사실 처음에 질문했잖아. "이 집은 몇 달 못 가겠다"고. 근데 그 판단은 틀렸어. 나는 메뉴 원가만 봤으니까. 진짜 폐업을 결정하는 건 그게 아니었어. 월세, 인건비, 그리고 사장의 체력. 아홉 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서 있으면 무릎이 먼저 무너지거든. 나는 냅킨에 숫자만 적어댔지만, 그 뒤에 있는 사람의 한계는 계산이 안 됐어.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다.